화병의 원인
화병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을 주변환경으로부터 유발되는 스트레스이다. 화병에는 특히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에 한국 특유의 문화적인 배경이 많이 관련된 것으로 보여진다. 삶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 요소들이 피할 수도 없고 해결할 수도 없고 그저 견뎌 내야만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분노, 억울함 등의 감정이 끊임없이 쌓여서 일정수준에 이르게 되면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혼란스러워지고 뇌신경계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우울한 감정, 불면, 의욕상실, 식욕저하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특징적인 사회구조로 인하여 분노와 같은 감정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가 스스로 이러한 감정을 억누르고 내면화하는 과정 속에서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1. 화병은 기본적으로 우울한 감정, 불면, 의욕상실, 피로 등의 우울 증상과 함께 여러가지 신체화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사회구조와 사회적인 역할에 의하여, 40~50대의 전업주부에서 특히 많이 발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 수년에 걸쳐 억압되어온 분노, 억울함 등이 '화(火)'의 양상으로 발현되는데 대체로 분노의 감정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고 상열감 등의 증상은 대표적인 화(火)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
3. 화병환자들에서는 때로는 심각한 불안과 우울이 갑자기 엄습해오면서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느끼기도 한다.
3. 화병환자에서는 신체화 증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러한 증상은 내과적인 질병으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증상에 해당되는 대증적인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도 장기간 지속되면 실제로 내과적인 질병으로 연관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소화불량 증상을 들 수 있는데, 많은 화병환자들은 명치부위가 갑갑하고 소화가 잘 안되는 것 같은 느낌이 수시로 받는다. 그렇지만 소화제 보다는 오히려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제 등의 약물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적이다.
4. 화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신체화 증상은 때로는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해서 별다른 이유도 없이 몸 여기저기에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5. 화병 증상을 나타내는 여성에서 관찰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고부갈등, 남편과의 불화 등에서 오는 가족관계상의 문제인 경우가 많고, 남성들의 경우는 사회생활이나 경제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나, 요즈음에는 사회가 다변화 되면서 점차 원인도 다양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고등학생의 경우는 학업이나 교우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화병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6. 화병으로 내원한 환자의 대부분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요인을 가지고 있으나 때로는 스트레스 요인이 제거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병 증상이 소실되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도 1/4~1/3 정도의 환자에서 나타나고 있다. 즉, 스트레스는 유발과 악화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는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뇌신경계의 기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하여 자율신경계의 기능조절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7. 화병을 치료하는 동안에도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적으로 있다면 증상의 호전속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동일한 상황에서도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길러 줄 수 있으면 이러한 화병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8. 한의학적인 화병의 치료는 환자 스스로 현재 직면해 있는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대응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볼 수 있으며, 체질에 맞는 치료를 통하여 환자의 몸과 마음의 건강상태를 회복하고 심리적으로 흐트러신 균형을 바로잡아 줌으로써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
9. 화병의 치료를 통하여 환자의 생각, 대응방식, 행동패턴의 변화가 생기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스스로 유지할 수 있도록하여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10. 뇌신경계의 기능저하와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회복하고 심신의 균형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 화병도 충분히 치료 가능한 증상이므로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