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은 일종의 자율신경이상증상으로, 신경전달의 과민반응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경우보다 과도한 땀을 분비하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땀샘이나 자율신경계에서 조직학적인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다한증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유발요인을 가집니다. 속발성 다한증과 같은 이차성 다한증은 다한증을 유발하는 선행질환이 있는 것으로, 이러한 다한증을 유발하는 요인에는 과도한 음주, 폐경기 및 갱년기 질환, 약물중독, 결핵, 당뇨, 갑상선기능항진증, 뇌하수체 기능항진증, 폐기종, 파킨스병 등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차성 다한증의 경우는 전신적 다한증의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수에 병이 있거나 신경계통의 질환 혹은 뇌에 병변이 있는 경우는 국소적 다한증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외상에 의해 신경분포가 바뀌었을 때도 부분적으로 과도한 발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매운 음식이나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의 경우와 같은 미각자극에 의해서도 이마나 콧등 입술 주위에 발한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원발성 다한증은 온도의 상승이나 활동량증가보다는 정신적 긴장상태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정신적 스트레스나 지나친 감정자극 혹은 원인모를 교감신경의 과다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땀을 유발하는 교감신경이 예민해서 신경말단에서 콜린이 분비되어서 땀샘을 자극하면 땀이 과도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이러한 다한증은 간과 심장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심장이 흥분되거나 혹은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 다한증이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봅니다. 소화기의 기능과도 상당부분 관계가 있는데, 소화기에서 담음이 발생하여 말초에 혈액순환장애가 발생하면 손발의 발한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손발이 차면서 다한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밖에도 음허, 심허, 혈허 등으로 인하여도 발한이 나타날 수 있고, 간양상항, 심양항진의 경우에도 다한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땀이 나는 양상과 시기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구분하여 부르고 있습니다. 외부의 온도변화와 같은 조건 변화가 없이 가만히 있는데도 땀이 저절로 나는 것은 ‘자한’이라 하는데 대체로 양기가 허한 것과 관련이 있으므로 양을 보하고 위를 고르게 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잠잘 때 나는 땀은 ‘도한’이라고 하는데 음허혈열이 주요한 원인이 됩니다. 그러므로 혈을 보하여 화를 내리는 치료가 필요하다. 유독 머리에만 땀이나는 ‘두한’의 경우에는 머리는 6양경이 모이는 곳으로 사기가 모든 양과 충돌하여 땀이 나는 것이므로 사기를 제거하고 화기를 내리는 치료를 하여야 합니다. 손발에 땀이 나는 수족한 증상은 열이 위부를 억압하여 나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땀은 위장의 막힌 열을 꺼주어야만 치료가 가능합니다. 음한은 음낭부위에만 유독 땀이 나는 것으로 신이 허약하고 양기가 쇠약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신을 보하고 양기를 보충해 주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 됩니다.
다한증의 원인
다한증의 증상
땀은 한선에서 분비되는 분비물로서, 전체인구의 0.6%~1.0% 에서 원발성 다한증이 발병하며 대체로 사춘기에 다한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체온조절이상도 과도한 땀분비를 유도하게 됩니다.
다한증이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땀샘이 밀집되어 있는 부위로서, 손, 발, 얼굴, 머리, 겨드랑이 등이 다한증이 많이 나타나는 곳입니다. 특히 겨드랑이는 땀샘과 함께 아포크린선이 분포되어 있어 땀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경우에 이차적으로 각질층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감염되어서 악취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한증이 있는 경우에도 휴식 중이나 잠을 잘 때는 땀이 나지 않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며, 온도보다는 정서적 반응에 민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다한증은 사계절에 다 땀이 많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특징적으로 특정 계절에만 과도한 발한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다한증 환자에서는 발한으로 인하여 체온이 떨어지거나 신체 일부의 온도가 떨어지게 되어, 몸이 차갑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외부적인 자극이 없으면서 주로 낮에 땀이 흐르는 것을 ‘자한’이라 하고, 반대로 밤에 잠을 잘 때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도한’이라고 합니다. 부위에 따라 두한, 심한, 수족한, 음한, 편한 등으로도 나눌 수 있으며, 땀의 성질에 따라 황한, 혈한, 절한, 유한, 점한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수족다한증은 10대부터 20~30대 청년기에 많이 나타는데, 손발에서 땀이 나고 나면 땀이 증발하면서 손발이 차가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손발이 차가워지는 경우는 수장냉한증이라고도 합니다.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커피나 술과 같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요가나 명상과 같은 활동을 하는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겨드랑이의 다한증은 다한증만 나타나기도 하지만, 액취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겨드랑이의 한선은 온도와 정신적 긴장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며, 한의학적으로는 폐경락과 심경락이 지나가는 부위입니다.
두면부 다한증의 경우는 유독 얼굴에만 땀이 많이 나게 되는데, 두면은 한의학에서 제양지회라고 불리는 곳으로서 인체를 흐르는 12경락 중 6개의 양경락이 만나 곳입니다. 여러 가지 외부적인 요인과 체질적인 소인이 결합되어 열이 과잉하게 되면 이러한 열기가 두면으로 몰리게 되면서 과도 발한을 유발하게 됩니다. 두면부 다한증이 있는 경우는 평소에 열을 조장하는 매운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두면부 다한증에서는 한의학적으로 상열의 증상에 속하는 안구충혈, 두통, 구내염, 구취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 이러한 증상도 함께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린아이에서 땀이 많이 나는 것을 소아다한증이라 하는데, 아이들은 뛰어놀거나 혹은 밤에 잠을 잘 때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순양지체로 대체로 어른들보다 기운이 넘치지만 베개가 젖을 정도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코피가 자주 나거나, 밥을 잘 먹지 않는 상태에서 땀을 많이 흘린다면 진액이 부족해서 몸이 과하게 열이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